◎고객들에게 혼란을 주는 메뉴선정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사례# 조영신(가명, 41)씨는 1년전 소규모회사가 밀집해 있는 서울 여의도에 66㎡(20평) 크기의 일반음식점을 창업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 입맛을 모두 사로잡고 싶었던 욕심에 메뉴에 찌개백반 및 덮밥, 쌈밥 면류에는 라면을 비롯해, 심지어 스파게티까지 포함하였다. 창업 후, 조 사장은 주변에 직장인들이 많아 장사가 잘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한 달도 적자를 면한 적이 없었다고 하소연 했다. 본인은 다양한 메뉴 덕에 선택의 폭이 넓은데 장사가 잘 안되는 이 상황을 납득할 수 없지만,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문의해 왔다.

위 같은 사례는 비단 조씨의 문제만이 아니라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다. 현재 조씨를 비롯하여 각처의 많은 사장님들이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고자 너무 많은 메뉴를 구성하여 분식집인지 백반집인지 쌈밥집인지 정체모를 음식점을 운영하고 계실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구성이면 만사ok 일거라는 일념 하에 말이다. 우리는 때때로 음식점을 방문했을 시 너무 많은 메뉴에 당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씨가 창업한 오피스 상권이라면 무엇보다, 점심시간의 경우 빠른 주문과 신속한 서빙이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데 메뉴가 너무 두서없이 나열돼 있으면 어긋나 버리기 십상이다. 고객들에게는 어느 메뉴를 선택해야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인지 혼란을 안겨주게 된다. 이러한 고민을 안겨주는 음식점이라면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또한, 너무 다양한 메뉴구성이라 맛을 내기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쯤 되면 음식점 이라기보다는 대충 한 끼를 때우게 되는 곳 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싶다. 다양한 고객층의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고 싶은 창업자의 마음은 심히 이해되는 부분이나 모든 것이 과하면 안하느니 못하는 법이다.


◎단일화, 전문화된 메뉴선정으로 통일감을 이뤄야◎

조씨의 경우, 점포주변이 오피스상권이기 때문에 타 상권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라 볼 수 있다. 처음 창업했을 시 직장인들을 겨냥해 다양한 메뉴의 밥집으로 아이템을 정했을 것이다. 타겟층 선정까지는 좋았으나 직장인들은 생각보다 입맛이 까다롭다. 뿐만 아니라 주변 점포들의 포진 상태를 보니 주로 고깃집, 주점, 커피전문점 등이 있다. 저마다 자신들의 주 메뉴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고객들은 혼란스럽지 않다. 이에 반해 너무 많은 메뉴의 조씨의 점포는 전문성도 떨어질 뿐더러, 고객들이 갖는 맛에 대한 의문은 당연지사인 셈이다.
다양한 고객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싶은 조씨의 마음은 충분히 헤아릴 수 있으나 과감히 메뉴 변경을 권하는 바이다. 기존 메뉴체계에서 닭요리 전문점으로 변경하여 점심+저녁 두 가지 시간대 모두를 공략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점심엔 4천원 짜리 닭곰탕과 양이 많은 5천원 짜리 특곰탕으로, 저녁엔 2인분 기준 1만5천원 짜리 닭볶음탕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닭곰탕의 경우에는 닭 뼈를 우려내어 닭고기를 찢어 넣어 판매하면 되는데, 테이블마다 파, 소금, 후추, 양념 등을 구비하면 간조차 손보지 않아도 되며, 밑반찬도 김치와 깍두기 정도의 간단한 준비만 하면 된다.
한 그릇 식사메뉴이기 때문에 테이블 회전속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손해를 보기 힘든 장사이며 박리다매로 적격이라 하겠다. 퇴근 후 술 한 잔이 당기는 직장인들을 위한 저녁메뉴로 안성맞춤인 닭볶음탕의 경우에는 신선한 닭과 감자, 양파, 청량고추 등의 신선한 야채를 준비, 양념만하여 테이블에 올려주기만 하면 고객이 익혀서 드실 것이니 너무나 간단하다. 닭볶음탕으로 뭔가 허전하다면 당면 등의 사리와 식사 후 먹을 수 있는 볶음밥을 추가하면 된다.
위와 같은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닭 요리 전문점’으로 거듭나게 된다. 손님에게는 1분이 아까운 식사시간을 줄여주면서도 저렴하고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