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정보공개서를 모르십니까?


보통 사람들의 경우 화장품을 구매할 때는 스킨과 로션을 함께 세트로 구매하기 마련이다. 물론 스킨만 바르는 사람도 있고, 로션만 바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스킨이 가지는 효능과 로션의 효능은 서로 조금씩 다르고, 이 두 가지를 함께 사용할 때 그 효능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기초 화장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누구나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을 항상 세트로 구매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창업을 할 때,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을 할 때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함에 있어서도 이렇게 반드시 세트로 묶여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이다.

정보공개서는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긴 하지만 자신이 향후 체결하게 될 가맹계약의 조건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으므로, 상담을 하는 단계에서 반드시 따져보아야 할 중요한 항목이며, 이러한 정보공개서와 일관되게 작성된 가맹계약서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추후 본사와의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벽이 될 수 있다.

이에 아래에서는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를 제공받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1. 본사의 홍보 리플렛 또는 카달로그만 받지 말고, 정보공개서도 함께 받아라.

(1) 2008년 2월부터 시행된 개정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이라 한다)에서는 본사가 가맹희망자(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가맹본부와 교섭 또는 상담하는 자)에게는 무조건 정보공개서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프랜차이즈 본사들을 이러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거나, 혹은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보공개서를 제대로 구비하고 있지 않아서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 정보공개서는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예비창업자들은 본사가 제공해주는 홍보 리플렛이나 카달로그에만 의존하지 말고, 반드시 정보공개서를 받아서 내용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정보공개서는 가맹본부의 재무상황, 임원의 명단 및 사업경력, 가맹점 현황, 가맹금 등의 부담내역, 영업조건 및 교육 내용 등 가맹본부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수록되어 있는 문서이고, 또한 정보공개서의 상당 부분이 가맹계약의 조건이 되기 때문에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반드시 살펴보아야 할 아주 중요한 항목 중 하나이다.

특히 정보공개서의 내용 중 가맹본부 임원 및 직원의 수 및 경력, 가맹점의 숫자 및 지역에 따른 분포 현황, 가맹본부의 제품(메뉴, 교재, 프로그램 등) 개발 현황 등은 좀 더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항목이라 할 수 있다.

(2) 가맹희망자는 정보공개서를 단순히 열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사로부터 반드시 문서화된 형태, 즉 책자, CD, 홈페이지, 전자우편 등의 형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되고 있으므로 단순히 한번 보여주기만 하는 가맹본부가 있다면, 반드시 인쇄가 가능한 형태로 줄 것을 요구해야 할 것이다.

(3) 정보공개서를 받았다면, 내용을 충분히 읽어본 후에 가맹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이 기간은 예비창업자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가맹사업법에서 14일로 의무화 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은 후 14일이 지난 이후, 즉 한 달이 되었건 두 달이 되었건 14일이 지난 이후에 가맹계약을 체결하거나 가맹금을 지급하는 것은 무방하다. 그런데 14일이 지나기 전에 가맹계약을 체결하거나 가맹금을 지급하게 되면, 가맹본부가 행정처분 및 벌칙을 받게 될 수 있으며, 가맹희망자가 가맹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가맹금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가맹금의 일부를 반환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가맹거래사나 변호사가 정보공개서를 검토하는 데 자문을 제공했다면 14일을 7일로 단축시킬 수 있다.

가끔 어떤 본사나 예비창업자들은 이미 계약하기로 마음의 결정이 난 상태에서, 마음은 들뜨고 창업을 서두르고 싶은 마음에서 본사와 예비창업자가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은 날을 서로 합의하여 며칠 앞당기거나, "우리끼리는 정보공개서의 검토기간을 줄이기로 합의하였다"는 등의 확인서나 합의서 등을 작성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합의는 모두 무효이다. 정보공개서의 검토기간은 법적으로 의무화되어 강제되는 사항이므로 둘 사이에 그것을 배제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전혀 효력이 없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은 이 기간을 허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여 계약 체결 여부 및 계약 조건 등을 결정하는 기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4) 예비창업자 입장에서는 정보공개서의 내용이 모두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예비창업자가 가맹본부를 선택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 회사가 믿을만한 가맹본부인지, 다른 가맹점들은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럴 때는 직접 내가 발로 뛰어서 듣고 보아야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기존에 영업을 하고 있는 가맹점, 특히 예비창업자가 창업하려고 하는 희망지역 가까이에 있는 10개의 가맹점의 내역을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주어야 한다는 것도 법적으로 의무화 되어 있는 사항이므로 정보공개서를 제공받을 때 인근 가맹점에 대한 내용도 반드시 함께 받아서 본인이 직접 가맹학원의 매출 및 현황 등을 확인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 가맹계약서는 계약을 체결하는 날 받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하루 전에 받아 보아야 한다.

보통 우리가 예금, 적금을 들게 되거나 보험 상품에 가입을 하게 되면 계약을 하는 그 자리에서 약관을 살펴보고 은행이나 보험사의 직원이 싸인을 하라고 짚어주는 곳에만 싸인을 하면 계약이 체결된다. 그러나 가맹사업법에서는 가맹계약을 체결하기 적어도 하루 전에 가맹계약서를 본사가 가맹희망자에게 교부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기 때문에, 예비창업자들은 이러한 사실도 알아 두고 계약서를 미리 받아서 꼼꼼히 그 내용을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계약기간이 너무 짧지 않은지, 손해배상의 액수가 과다하지 않은지, 상권보장이 확실하지, 본사의 지원이나 물품(식자재, 교재, 프로그램 등)의 공급 등이 확실히 지켜질 수 있는지, 계약 해지 사유가 합리적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내용 중 뜻이 모호하거나 자신에게 너무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조항이 있으면 계약 체결 전에 본사에 물어보거나 내용을 수정해야 할 것이며,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보공개서에서 보았던 내용과 다른 내용의 계약조건이 보인다면 이 부분 또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혹시 가맹계약서의 내용이 이해가 잘 안되거나, 계약서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할 사항이 빠져있는지 전문적으로 검토를 받고 싶다면, 가맹거래사나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안전하게 가맹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3. 모든 가맹금이 바로 본사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2008년 8월 4일부터 일정한 가맹금은 가맹희망자가 직접 가맹본부에 지급하지 않고 은행 등의 예치기관에 2개월 간 예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예치가맹금에는 계약금, 가입비, 가맹비, 교육비, 보증금 등이 해당하며, 인테리어 비용이나 물품 등의 공급대금은 예치가맹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맹사업법에서 이렇게 일정 부분의 금전을 예치하도록 하는 것은 창업자가 정상적으로 영업을 개시한 후에 본사가 그 금전을 받아갈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창업자에게는 정상적인 영업개시를 보장해주고, 본사에 대하여는 창업자의 영업개시를 최대한 지원해 줄 수 있도록 의무화하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예비창업자들은 이러한 내용을 모르고 모든 금전을 가맹본부에 직접 지급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울타리를 자기 스스로가 걷어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