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이 4년 동안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리빙관 1공구 오픈한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백화점이 신규 출점 대신 ‘리뉴얼’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정부 규제로 신규 출점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 3사는 3년째 출점 계획이 없다. 아울러 리뉴얼을 할 경우 신규 출점보다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매출 극대화를 꾀할 수 있어 기존 점포의 매장 구성을 대대적으로 바꾸는데 집중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성지인 본점은 오픈 40년 만에 2022년까지 4년간 첫 대규모 리뉴얼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 본점이 1979년 12월 17일 ‘롯데쇼핑센터’로 개점한 후 1988년 본점 대확장, 2003년 본점 영플라자 개점, 2005년 에비뉴엘 오픈 등 지속적인 외형 확장과 신규 브랜드 유치 등을 진행해오긴 했으나 이처럼 대대적인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올해 리빙관을 시작으로 2020년 식품관, 2021년 여성·남성관, 2022년 해외패션관 등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사 중인 리빙관은 먼저 지난 24일 주방·식기 카테고리(1공구)를 오픈했으며 올해 11월까지 최종 공사를 마친 후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리빙관은 기존보다 70%가량 늘어난 200여개의 리빙 브랜드가 입점되고 최근 각광받고 있는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와 이색적인 신규 브랜드가 대거 유치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대규모 리뉴얼을 통해 선두 재탈환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40년 가까이 부동의 매출 1위 점포로 군림하던 롯데백화점 본점은 2017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1위를 내줬다.

이 같은 순위 역전은 대대적인 증축·리뉴얼을 단행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 강남점은 2016년 2월 대규모 증축을 통해 영업면적(8만7934㎡)을 60%가량 늘려 재개장했다. 이는 서울 시내 백화점 가운데 최대 면적에 해당한다.

그 결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2017년부터 2년 연속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을 제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전년 대비 8.5% 늘어난 약 1조 803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약 1조 7460억 원의 매출로 2위를 기록했다.

때문에 롯데백화점은 이번 리뉴얼로 공간 구성부터 상품까지 고객들의 변화된 라이프스타일에 맞춤으로써 점포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안산점을 재개장한 이후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오픈 직후 3주간 본관과 신관을 합쳐 약 13만 명의 고객이 방문하며 기존 예상했던 매출 목표를 40% 이상 초과 달성했다. 그 중 약 15%인 2만여 명이 안산점의 신규 고객으로 파악됐다. 특히 신관에만 6만여 명이 방문하며, 매출 목표치를 60% 이상 초과 달성했다. 백화점 업계에서 공식처럼 여기던 ‘1층 해외명품, 2층 의류’ 틀을 깨고 지역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층별 구성을 시도한 점이 적중한 것이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 천호점도 2014년 6월부터 5년에 걸친 대규모 증축·리뉴얼 공사 끝에 영업면적이 3만 5640㎡(1만 800평)에서 5만 2893㎡(1만 6000평)로 1.5배 늘어나게 됐다. 입점 브랜드는 총 600여 개로, 리뉴얼 전보다 100여 개 늘어났다. 특히 천호점은 식품관 리뉴얼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해 키즈관·리빙관·전문식당가·수입의류관·레저스포츠관 등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체험과 전문성을 강화한 전문관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특히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식품·리빙·아동을 강화했다.

이 같은 리뉴얼 덕분에 현대백화점 천호점을 처음 방문한 고객은 약 5만 명으로, 전년 대비 21.5%나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