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베토벤 바이러스라는 드라마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적이 있다. 그런데 왜 베토벤 바이러스라 했는가? 베토벤이 고전음악을 대변하기 때문에 고전음악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의 감염으로 해석이 되는데, 결과적으로 베토벤 바이러스는 목적을 충분히 달성했다. 이 드라마에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한다. 그리고 단원들은 각각 다른 악기를 연주한다. 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트럼펫, 플롯,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등 여러 가지 악기를 가지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오케스트라이다. 물론 여기에는 지휘자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요건이 있다. 아이템, 상권, 자금, 종업원, 가격, 서비스, 주변여건 등 이런 요소들을 잘 조율해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성공 할 수가 있는데, 이 역할은 창업자의 몫이다.

‘남이 장에 간다고 나도 거름지고 나선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런 목적이나 용무도 없으면서 쓸데없이 거름이라도 지고 따라 나선다는 것이다. 일의 경위와 시비곡절도 모르고 아무런 목적도 없이 그저 남이 하는 대로 무작정 따라 한다는 뜻이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실제 초보창업자의 경우 장사 경험이 없기 때문에 좋게 말하면 벤치마킹이라는 근사한 경영기법을 논하며 현 시점에서 잘나가는 아이템을 선정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면 창업 아이템의 유행에 따라가는 측면이 강하다.

“요새 이게 최고의 아이템이야.”

아주 오래 전에 노래방이 처음 선보였을 때 한동안 전국에 유행이 되어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얼마 전에는 실내 골프가 성행하면서 이 아이템에 대한 프랜차이즈가 속속 생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커피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역세권이나 사거리 등 장사하지 좋은 길목을 보면 그야말로 커피전문점이 줄을 잇고 있다. 여기에 요식업을 보면 무슨 주점이니 생맥주, 치킨 등 거론되지 않는 아이템이 없을 정도다. 학원도 마찬가지고 pc방, 의류, 자동차 외형을 복원하는 사업도 있을 정도이다.

이뿐이 아니다. 특히 음식점 간판을 유심히 살펴보면 00본점, 가맹점 문의 전화 등을 적어 놓은 곳이 한둘이 아니다. 그야말로 창업 천국이요, 프랜차이즈 천국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영업의 현실이 수요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치열하고 살벌한 경쟁 속에 초보 창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재창업이 이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기는 우리나라 자영업 종사자는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많으니 해도 해도 너무할 정도이다.

여기에 그 현실을 보면 더욱 안타까운 것이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대출을 받아 창업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문을 닫으면 고스란히 빚만 남는다. 여유자금과 퇴직금을 합쳐 창업, 폐업, 재창업 반복하면서 다 까먹는 사례를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문제는 그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초보창업자가 끊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자신이 선택한 아이템이 한창 물오르는 유망 아이템인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초보창업자의 경우 창업하는 순간 안타깝게도 막차를 탄다는 점이다. 소위 유행 아이템의 경우 성공하는 창업자를 자세히 보면 자영업에 상당한 노하우를 지닌 프로 창업자가 대부분이다. 즉 매우 발달된 장사의 감을 가지고 창업을 하여 권리금을 챙기고 떠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러한 아이템이 순식간에 퍼져 나간다는 것에 너무도 익숙하기 때문이다. 유망한 아이템이 초기에 장사가 잘되어 소문이 퍼지는 순간 요즘 같은 추세라면 주변의 상권을 분석했을 때 어느 정도로 경쟁 점포가 들어설지 분석이 가능하기에 소위 권리금 장사에 더 열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예로 커피, 떡볶이를 보라. 유명세를 타는 즉시 여기저기 우후죽순 점포가 늘어나 살벌한 경쟁이 시작된다. 창업 전과 후에 수익성이 달라지는 것이 눈에 뻔한 것이다. 따라서 초보 창업자는 이런 측면을 늘 경계해야 한다. 남들이 잘되는 아이템이니 나도 따라하면 잘된다는 것은 성공 확률을 스스로 각인시키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즉 창업의 시작은 업종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외식업만 해도 업종별로 수십 개로 분류되고 업태까지 감안한다면 수백 개의 유형으로 분류되는 만큼 그중에서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초보창업의 경우 대부분 당시의 유망업종이나 유망사업 등의 시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전문가의 의견이라도 무조건 믿고 따르는 태도도 자제해야 한다. 그러면 초보창업자의 아이템 선정기준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3가지 원칙을 세심하게 따져야 하는데 적합성, 수익성, 지속성이다.

첫 번째는 적합성은 내게 맞는 아이템을 찾는 것이다. 업종선정 시 주의해야 할 점이 스스로에 대한 업무수행력을 판단해 보는 것이다. 그저 돈이 되는 아이템, 잘 된다고 소문난 아이템을 중심으로 창업을 하면 앞에 지적했듯이 막차타기 쉽다. 그 아이템이 뜨는 아이템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적합한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한다. 아무리 유망하고 돈이 되는 것이라 할지라고 내가 할 수 없고 내가 하기 힘든 것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업종을 선택해서 일하고 장사하는 것이 만족감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 봐야 한다.

내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정장이 어울리는지, 캐주얼이 어울리는지, 개량 한복이 적격인지는 평소 평가를 받고 익숙해있기에 자신이 가장 잘 안다. 그래야 남들 보기에도 좋은 법이다.

두 번째는 수익성이다. 적절한 아이템을 선택했다면 그 아이템의 수익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수익성은 단순 수치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투자대비 수익성이 기준이 돼야 한다. 특히 창업 전 수익성 분석에 스스로 해봐야 하는데 반드시 넣어야 항목이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잘못된 수익성 분석은 분명 남는 것 같지만 실제 수익을 보면 형편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용에 감가상각을 제대로 해야 실질적인 수익성 분석을 통해 수익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자료가 임차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시설, 집기 등의 창업자금과 매출액, 원가비용 등 영업자료, 사업자 인건비 등이 있다. 특히 창업자금을 조달할 때 100% 자기 자본으로 시작하느냐, 대출 등의 차입금을 끌어 들이냐에 따라 수익성 분석 결과가 달라진다. 창업을 위해 대출을 받았다면 이자로 지출되는 비용 또한 수익성 분석 데이터에 포함시켜야 창업 시 발생하는 이익률을 산출할 수 있다. 권리금 역시 창업자금에 포함시켜야 한다. 권리금은 나중에 돌려받는 돈이라고 해서 배제시키는 경우가 많지만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돈이기 때문에 창업자금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위험성이 뒤따른다.

매출액과 원가율, 각종 공과금, 인건비의 경우 창업 전 추정에 의해 이뤄질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특히 창업자가 직접 운영하는 경우라면 자신의 인건비도 반드시 지출항목에 포함시켜야 한다. 창업은 자기고용이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인건비를 포함한 모든 지출경비를 제외한 수익이 진짜 수익인 것이다.

모든 사업은 적정 수익이 있기 마련이다. 적게 투자해서 많이 버는 아이템은 없다. 가능하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이고 최선을 다해서 운영을 한 후 발생되는 수익이 투자비용 대비해서 어느 정도 인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많을수록 좋겠지만 자신에게 적합한 아이템이 적정 수익만 되어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세 번째는 지속성이다. 일반적으로 초보창업자들은 하루하도 빨리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한다. 거의 창업을 로또 수준으로 상상하며 오픈을 하는데 이런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쉽게 빨리 벌 수 있다는 것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다는 마인드로 지속적으로 운영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평양감사도 자신이 싫으면 그만이라고 아무리 돈이 많이 벌리더라도 하기가 싫으면 길게 할 수가 없다. 인생 2막, 또는 3막을 즐겁고 행복하려면 적합성과 함께 지속성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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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식 소장의 창up ‘이것만은 반드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초보창업자에게 해당 브랜드를 창업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기존 가맹점이나 직영점을 예로 들어 설명을 해주곤 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가맹본부들이 제시한 수익성 분석을 살펴보면, 총 매출액에서 식자재비용과 인건비, 점포임대료, 공과금 정도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순수익’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제시하는 수익성 분석 계산 방법에는 권리금과 초기 투자비용, 창업자 인건비, 이자비용 등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권리금이 없는 매장에서 창업자가 사업에 관여하지 않고, 100% 자기자본으로 창업했을 경우에 해당되는 수익성 분석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업에 대한 수익성 분석을 할 때는 감가상각을 반영해야 실제 창업을 했을 때의 이익을 추정할 수 있는데, 가맹본부들은 감가상각을 제외한 채 수익성 분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예상 수익이 실제와 현저하게 차이 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본사만 믿고 창업했을 때 낭패 보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