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만 하면 나타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오리는 물론 닭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 웰빙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리는 물론 국민 외식메뉴로 자리 잡은 치킨의 타격까지 예상된다.

현재 전국의 치킨집은 무려 3만 6천여 개로 인구 1400명 당 치킨집이 하나 있는 셈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편의점이 2만 5천여 개라는 점에 비추어 봤을 때 우리나라는 치킨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9월 15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서는 ‘치킨집 버블이 한국 경제의 걱정거리’라는 보도까지 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통계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치킨점, 제과점이 속한 음식점 프랜차이즈의 경우 점포당 매출이 평균 1억 9310만 원이었지만 이익은 2270만 원 즉 월 189만 원을 버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더구나 2011년 말 2만 9천여 개로 조사되어 포화 상태를 염려했던 치킨집의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24%나 늘어나 이제는 특별한 무언가가 없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현상은 비단 치킨집뿐만이 아니다. 치킨집과 비슷한 절차를 밟아온 커피전문점을 예로 들자면 초기에는 개인 커피숍 형태로 시작하다 테이크아웃, 대형 프랜차이즈화가 되었다. 그리고 커피 전문점이 포화상태가 된 후에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버블티, 한방차 같은 특화된 형태로 변형되었다.

현재 치킨 전문점도 대형 프랜차이즈화 이후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치킨을 튀기는 것이 아닌 오븐에 굽는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긴 했지만 이도 이제는 대중화되었다. 때문에 지금 치킨 전문점을 창업하려면 더욱 특화된 형태가 아닌 이상은 살아남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창업지원센터의 김현도 본부장은 ”많은 창업자들, 특히 초보 창업자들이 치킨집을 선호하는 주요 이유로 쉬운 조리 방법,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든다. 하지만 치킨 아이템에 경쟁력 있는 무언가가 없다면 차라리 비슷한 조건의 다른 창업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며 “예를 들어 대형마트나 쇼핑몰 등의 특수상권 내 푸드코트, 간편 조리식품 판매점의 경우 쉬운 조리 방법과 본사의 체계적인 관리로 초보 창업자도 운영 가능하며,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 더불어 상권 내 고정적인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성수기, 비수기 없이 꾸준한 매출을 가져가며 운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치킨집 버블에 이어 AI 위기까지 겹친 치킨 전문점이 새로운 국면을 맞아 새로운 형태로 재 탄생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지, 아니면 거품이 꺼지는 안타까운 참사가 일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