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수익형 부동산이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잘 사두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꽂아주는 `제2 월급통장`이 될 수 있어서다. 그런데 문제는 투자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안목이 있는 투자자라면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괜한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임대료가 연체되고 설상가상 매물로 내놓은 건물이 팔리지 않으면 그만큼 속쓰린 일도 없다.

그렇다면 어떤 수익형 부동산을 골라야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을까. 수익형 부동산 투자 컨설팅 전문가인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 지점장,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 윤환진 신영증권 APEX패밀리오피스 부동산팀 차장,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의 날카로운 조언을 들어봤다.

-은행의 실질적인 이자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요즘 어떤 상가를 주목해야 할까.

▶고준석 지점장〓`흔들리지 않는` 상권에 위치한 상가를 골라야 한다. 상가가 잘 되는 곳은 △대학가 상권 △오피스 상권 △젊은이와 관광객들이 많은 문화 상권 △지하철과 버스가 교차하는 역세권 상권 △배후 수요가 탄탄한 아파트 상권 등으로 나뉜다. 각각의 상권이 여러 개 겹치면 더욱 좋다. 예컨대 홍대 앞은 대학가이면서 젊은이들이 몰리고, 강남역세권은 삼성 서초사옥과 아파트가 밀집돼 있다. 이런 곳은 임대수익은 물론 자본수익이 올라간다. 부자들은 요즘 임대수익보다 건물을 사면 몇 년 후 자산가치가 얼마나 오를지에 관심이 더 많다.

▶윤환진 차장〓비수익형 부동산을 수익형으로 바꿀 수 있다. 예컨대 최근 유니클로 등 유명 브랜드들이 중심상업지역이 아니라 외곽에 출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상가를 `로드 사이드 스토어(road side store)`라고 부른다. 이런 브랜드들이 진출하는 지역의 땅이나 건물을 가지고 있으면 비수익형 부동산을 수익형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이런 브랜드들은 장기계약을 맺기 때문에 임대수익도 안정적으로 거둘 수 있다.

▶임채우 전문위원〓이태원 경리단길이나 서교동, 합정동, 연남동 등 이면 도로에 있는 단독·다가구 주택을 상가로 리모델링하는 투자도 고려해 볼 만하다. 1층은 트렌디한 가게를 운영하는 임차인을 들이고 2~3층은 원룸으로 세를 주거나 투자자가 직접 거주할 수 있다.

-위례 등 신도시 상가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고준석 지점장〓신도시는 상권이 완성되려면 10년 넘게 걸린다. 특히 위례는 사실상 잠실 상권인데 제2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사람들이 잠실로 몰릴 수밖에 없다. 세종시는 대전 등 인근에 괜찮은 스트리트형 상가나 카페거리가 없어서 서울과 위례보다 상황이 낫다. 하지만 장밋빛 환상은 금물. 신도시 모습을 제대로 갖추려면 시간이 더 걸리고 점심시간 외에는 상가 손님이 적어 상권이 자리잡기까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임채우 전문위원〓구분 상가에 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투자자는 찾기 힘들다. 구분 상가는 건설사가 이윤을 맞추기 위해 분양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매우 높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다.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 넘는 상가는 수익률 6%를 내려면 월세 400만원 정도를 감당할 수 있는 임차인을 구해야 하는데 이게 만만치 않다.

▶안명숙 센터장〓고객들에게 신도시 상가는 잘 추천하지 않는다. 신도시 상권의 흐름을 예측하는 게 굉장히 어렵고 변수가 많아서 당초 발표된 도시계획과 다르게 조성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리스크가 많은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위례신도시 상가주택 용지 청약 경쟁률이 평균 390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치솟았다.

▶고준석 지점장〓상가 주택 투자는 섶을 들고 불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환매조건이 붙어 있지 않은 데다 개인이 언제 집을 지을지 알 수도 없다. 게다가 개인이 짓는 주택은 보수에도 시간과 비용이 상당히 들어간다.

▶임채우 전문위원〓상가주택 투자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용지를 사서 건물을 신축하는 것과 기존 상가주택을 매입하는 방법. 후자는 수익률이 잘 나와야 3~4%에 그친다. 반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좋은 용지를 분양받으면 집 짓기 전부터 웃돈이 붙는다. 지난번 위례에서 분양된 상가주택 용지는 입지가 굉장히 좋았다.

▶안명숙 센터장〓투자 상품 대안을 찾는 사람이라면 위례 상가주택 용지가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중소형 빌딩을 사도 2~3층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가주택은 1층은 세를 주고 2~3층은 정 안 되면 직접 거주하면 된다. 위례신도시 정도면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 20억원 정도 투자해서 세전 수익률 6%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상가를 팔고 빠져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 않나.

▶윤환진 차장〓상가는 매입과 운영, 매각이라는 세 박자가 맞아야 한다. 예전에 부동산 시장 호황 시절에는 건물주들이 업종을 따지기보다 월세를 많이 낼 수 있는 임차인을 더 선호했다. 예컨대 설렁탕 음식점은 월세가 700만원이고 프랜차이즈 커피숍은 월세가 500만원이라고 하면 설렁탕 가게를 임차인으로 들이는 식이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이 당장은 월세가 조금 낮더라도 장기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현금 창출이 가능하고 신용이 높은 임차인을 선택하는 쪽으로 결정이 바뀌었다.

▶고준석 지점장〓월세 100만원을 덜 받더라도 스타벅스나 커피빈처럼 이름값을 하는 임차인을 유치했을 때 건물 자산 가치가 오르고 매각도 훨씬 쉽다.

■ 오피스텔은 소형아파트 없는 곳…해당지역 공급 과잉도 따져봐야

-요즘 상가에 투자하면 수익률은 얼마나 기대할 수 있나.

▶고준석 지점장〓서울 강남지역은 대체로 3~4%, 강북지역은 5~6% 정도 기대할 수 있다. 이화여대 인근 29억원 건물은 월세가 1280만원 정도인데 투자자의 금융비용을 빼고나니 수익률이 6.6% 정도 나왔다.

▶임채우 전문위원〓통상 상가 수익률이 5% 정도는 돼야 나중에 매각도 잘 된다.

▶윤환진 차장〓수익형 부동산은 수선유지비, 환경개선부담금, 각종 안전보험과 관리비 등 실제 지출 비용이 많다. 매입할 때는 이런 비용을 감안해 4%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추후에 매각 차익을 고려하면 7~8% 정도를 노려볼 수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상가의 가치를 높여서 매각하려면.

윤환진 차장〓서울의 한 건물의 임차인을 3년에 걸쳐 전면 개편했다. 기존 임차인 대신 뷰티숍과 프렌차이즈 커피숍을 새로 들였는데 월세가 기존보다 두배 가량 뛰었다. 건물 가치도 기존보다 13억원 정도 상승했다. 건물을 잘 매각하려면 캐시플로어를 창출하는 임차인을 유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채우 전문위원〓입지 여건상 좋은 임차인을 유치하기 어렵다면 건물 외관을 리모델링하고 임대료를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내려서라도 세를 놓고 최대한 공실을 없애서 수익률을 어느 정도 맞출 필요가 있다.

▶윤환진 차장〓건물 매각 전략은 다양한데 만약 입지가 별로라면 일단 외관을 바꾸고 깔끔하게 공실 상태로 놔두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든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에서 임차인을 들이지 않고 일부러 공실로 놔두는 것이다.

▶안명숙 센터장〓건물을 리모델링하면 기존 권리금과 임대료가 사라지기 때문에 건물주가 새로 들인 임차인과 입을 맞추고 수익률을 높게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건물이 매물로 나오면 주변 임대료 시세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동안 인기가 시들했던 오피스텔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공급과잉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투자해도 될까.

▶고준석 지점장〓상주 인구가 많은 곳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은 괜찮을 것 같다. 다만 주변에 소형 아파트가 많은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임채우 전문위원〓현재 수익률이 5% 수준인데 더 오르기는 힘들 것이다. 1억~2억원으로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오피스텔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지역을 잘 골라야 한다. 요즘 뜨는 마곡지구는 발산역, 양천향교역, 마곡나루역 등 크게 세 블록으로 나뉘는데 마곡나루역 인근은 기업이 많이 들어오는 데 비해 오피스텔 공급은 적은 편이어서 투자해 볼 만하다.

▶안명숙 센터장〓삼성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보고 동탄에 있는 오피스텔을 투자했다가 월세가 너무 낮아서 실망한 투자자들을 여럿 봤다.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물량도 있는 만큼 오피스텔의 공급 과잉이 해소되려면 3년은 걸릴 것이다. 투자처가 없을 때 대안으로 고민해볼 수 있지만 권유할 만한 상품은 아니다.

-수익형 부동산을 투자할 때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은.

▶고준석 지점장〓흔들리지 않는 상권에서 미래 가치가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유행을 좇아 투자하면 나중에 크게 후회할 가능성이 높다.

▶임채우 전문위원〓첫째 지하철에서 5분 거리 이내 역세권에 있고, 둘째 수익률 5% 안팎이며, 셋째 개발 호재가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안명숙 센터장〓싸고 좋은 물건은 없다. 투자자가 값이 저렴한 수익형 부동산을 산 뒤 리모델링 등을 거쳐 자산 가치를 높이는 노하우가 있으면 모를까.

▶윤환진 차장〓건물의 공간 활용성에 주목해야 한다. 임대 공간을 다양한 임차인이 활용할 수 있는 건물에 투자해야 한다. 또 소비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상권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