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살리기 일환으로 지난 5년간 수백억원이 투자된 나들가게가 최근 경영 악화로 속속 폐업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시가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사실상 서민상권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나들가게는 2010년부터 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핵심사업으로 모두 750여억원을 투자해 지난 7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7만6043개가 개점했다.

정부가 판매관리시스템(POS)을 지원과 간판교체를 통한 브랜드화에 자금을 일부 지원하고, 내부인테리어 등 필요에 따라 최대 1억원까지 저리 융자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올 7월말 현재 전국적으로 953개(9.5%)가 폐업했고, 166개(1.7%)가 취소하는 등 사실상 1119개가 문을 닫아 11.2%의 평균 폐업률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대전의 경우 292개가 개점했으나 이중 54개가 폐업하거나 취소해 전국평균을 훌쩍 넘는 18.5%의 폐업률을 보이며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주 5.5%, 경북 7.6%의 폐업률에 비해 2~3배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이유는 경영악화가 최대 원인으로 꼽힌 가운데, 다른 나들가게도 폐업을 고려중이거나 업종을 변경하려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전시는 나들가게에 대해 개념은 물론, 운영 등 현황파악조차 안된 채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나들가게에 대해 언론을 통해 들어봤지만 중소기업청 주관업무여서 시하고는 관계가 없다”며 “현황파악 등 자료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서민상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SSM 등 대형슈퍼마켓이나 할인마트 등의 규제업무와 함께 재래시장 살리는데 업무가 바쁘다”고 하소연했다.

서민들의 골목상권은 뒷전에 둔 채 되레 서민상권을 살리겠다고 대형마트 규제업무에 올인 하는 앞뒤 안 맞는 업무 추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전시 담당 공무원들의 안이한 태도와 관리부실, 서민에 대한 무관심이 대전의 골목상권 폐업율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는 이유가 당연한 것으로 귀결된다.

이 문제를 제기한 국회 통상자원위원회 김한표 의원(새누리당·경남게제)은 “골목상권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업이 지역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과의 형평성과 함께 좀 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지적했다